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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119sh.info영화 ‘타짜’ 스틸컷. 네이버영화
승부의 세계 그리고 그 너머의 시간
만화가 허영만·김세영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타짜’는 2006년 개봉 당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68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 원작과 달리, 영화는 시대를 1990년대로 옮겨 내레이션을 통해 방대한 서사를 압축해 풀어낸다. 각색 초안에만 1년이 걸렸을 만큼 치밀한 구성이 영화의 밀도를 바다이야기프로그램 단단히 받쳐준다.
주인공 고니(조승우)는 가구공장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청년이다. 대학 진학보다 당장 생계가 급했던 그는 공장 한편에서 벌어진 화투판에 끼어들었다가 평생 모은 돈을 한순간에 잃는다. 뒤늦게 판이 짜여 있었음을 알게 된 고니는 복수를 결심하고, 그 과정에서 전설적인 타짜 평경장(백윤식)을 만나게 게임몰릴게임 된다. 잃은 돈의 다섯배를 따면 화투를 접겠다는 약속으로 시작된 인연은 곧 전국을 떠도는 ‘꽃싸움’의 여정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도박판의 설계자 정마담(김혜수)을 만난 뒤 고니는 점차 욕망과 승리욕에 사로잡힌다. 결국 평경장과의 약속을 저버린 그는 고광렬(유해진)과 손을 잡고 지방 원정을 다니며 점점 더 깊은 세계로 빠져든다. 항구와 릴게임바다이야기사이트 변두리, 술집과 여인숙을 떠도는 삶 속에서 승부와 생존은 분리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이들의 이동을 따라 영화는 전북 전주·익산·군산을 비롯해 경남 진해와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촬영됐다. 그중에서도 군산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영화의 정서와 깊이 맞닿아 있는 공간이다.
항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구와 농촌의 경계, 군산이라는 무대
쌀가마니를 옆에 두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박수근 화백의 조각상이 근대건축관 바깥에 자리하고 있다. 김미혜 기자
바다이야기무료 군산은 일제강점기의 수탈 구조와 해방 이후의 혼란, 항구와 농촌의 생활사가 겹겹이 축적된 도시다. 바다와 육지가 맞닿은 항구는 농촌에서 생산된 물자가 모였다가 외부로 빠져나가던 통로였고, 이런 공간의 성격은 영화가 지닌 거칠고 음울한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겹친다.
영화 속 군산의 장면들은 대부분 지나간 시간을 품은 공간에 집중된다. 평경장의 집으로 등장하는 신흥동일본식가옥은 그 대표적인 예다. “화투와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대사가 오가는 이곳은 고니가 기술을 전수 받는 핵심 장소이자 극의 분위기를 응축한 무대다.
빈털터리가 된 고니가 찾아간 평경장의 집(왼쪽)은 신흥동일본식가옥(오른쪽)을 배경으로 한다.
히로쓰 가옥으로도 알려진 이 집은 등록문화재 제183호로 지정된 근대 건축물이다. 일제강점기 군산부 협의회 의원이자 포목점 주인이었던 히로쓰 게이사브로의 주거 공간으로 근세 일본 무가(武家)의 고급 주택 양식을 따른 목조 2층 기와집이다.
1층은 온돌, 2층은 다다미방으로 구성됐으며, 본채 옆으로 단층 객실이 ‘ㄱ’자 형태로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를 지녔다. 현재는 문화재 보호를 위해 실내 관람이 제한돼 외부와 정원만 둘러볼 수 있다.
집 내부 모습(왼쪽)은 실내 출입 제한으로 외부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오른쪽).
화려한 외관의 이면에는 같은 시기 군산에서 살아야 했던 조선인들의 빈곤한 농촌과 항구 노동의 현실이 놓여 있다. 영화가 이 가옥을 무대로 설정한 것은 군산이 지닌 이러한 역사적 아이러니와 무관하지 않다.
고니와 평경장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왼쪽 위)은 신흥동일본식가옥 인근 거리(오른쪽 위)에서 촬영됐다. 고니 가족이 운영하던 중국집(왼쪽 아래)은 국제반점(오른쪽 아래)이다.
신흥동일본식가옥 인근의 거리와 오래된 골목, 항구 주변 풍경 역시 영화에서 중요한 장치로 기능한다. 군산 내항의 뜬다리 부두는 바다와 육지가 맞닿는 대표적인 경계 공간으로 극에서는 인물들의 운명이 갈리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큰판을 벌이던 하우스에서 고니가 고광렬을 구해 나오던 곳(왼쪽 위)은 군산 내항 뜬다리 부두다. 차를 타고 도망치는 장면(왼쪽 아래)은 현재 관계자 외 출입이 금지돼 있다(오른쪽 아래).
항구는 늘 이동과 이별, 선택을 내포한 장소다. 한판의 승부가 끝난 뒤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영화는 부두의 풍경을 통해 조용히 전한다.
농촌을 향한 또 다른 삶의 궤적
농촌보건위생의 선구자 쌍천 이영춘 박사가 거주했던 가옥. 김미혜 기자
영화가 그려낸 승부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결의 시간이 군산에는 또 하나 남아 있다. 전북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영춘 가옥이다.
이 건물은 1920년경 일제강점기 전북 일대에서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던 일본인 지주 구마모토 리헤이의 별장으로 지어졌다. 광복 이후에는 농장의 진료소장이었던 쌍천 이영춘 박사가 거주하며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이 박사는 세브란스의전을 졸업하고 교토제국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농촌 보건과 위생 분야의 선구자로 활동했다. 병원과 학교, 영아원 등 의료·복지 시설을 세웠고 국내 최초로 양호실을 설치했으며 농민 의료보험 제도 도입에도 힘썼다. 가난한 농촌에 만연했던 기생충 질환 퇴치 역시 그의 중요한 과제였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그는 1948년 7월1일 농촌위생연구소를 설립하며 “우리 인구의 절대수가 농민으로 구성돼 있다. 농민의 건강과 농촌 문화의 발전 여부가 곧 민족과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천명했다. 농촌이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기초임을 분명히 한 선언이었다.
이영춘 가옥으로 향하는 길, 그의 흔적(왼쪽 위)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평생 농민을 위해 헌신한 그를 기리는 비석(오른쪽 위)과 가옥 외관(왼쪽 아래), 박사의 모습(오른쪽 아래)이다.
이영춘 가옥은 일본 최대 지주 중 하나였던 구마모토의 별장이었던 만큼 조경과 자재 모두 최고급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일본식 목조 주택을 기본으로 하되 서양식과 한국식 요소가 절충된 근대 주거 양식을 띠며, 외관에서는 낮은 경사의 지붕과 깊은 처마, 목재 외벽이 일본식 가옥의 특징을 드러낸다.
실내로 들어서면 이러한 절충은 더욱 뚜렷해진다. 응접실은 서양식, 생활 공간은 일본식 다다미방, 침실과 일부 거주 공간은 온돌방으로 구성되는 등 서로 다른 난방 방식과 주거 문화가 한 건물 안에 공존하는 모습은 이 가옥이 과도기적 시대를 살아낸 건축물임을 보여준다.
가옥 내부(왼쪽 위, 오른쪽 아래)는 일본식 건축양식을 바탕으로 한다. 별장에 눈이 오면 창밖을 바라볼 수 있도록 난 눈꼽재기창(오른쪽 위)과 일본에서 직접 공수한 삼나무로 만든 천장(왼쪽 아래)을 살필 수 있다.
‘타짜’의 촬영지를 따라 걷고, 이 박사의 삶이 남긴 흔적을 되짚는 일은 단순히 장소 답사의 개념을 넘어선다. 그것은 항구와 농촌의 경계에서 각기 다른 선택을 하며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삶의 태도와 생존의 얼굴을 함께 바라보는 경험이다.
승부는 언젠가 끝나지만, 삶은 계속된다. 화투판 위의 긴장과는 다른 속도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군산의 오래된 가옥과 골목, 농촌과 맞닿은 항구의 풍경은 그 사실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우리가 사랑해마지 않는 몇몇 영화에서, 농촌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잃어버린 감각과 감정을 되살리는 장소다. 지방 소멸이 현실이 된 지금, 농촌의 가치를 ‘영화 속 농촌’에서 다시 읽어본다. 이 연재는 ‘디지털농민신문’에서 한발 앞서 만날 수 있다.
승부의 세계 그리고 그 너머의 시간
만화가 허영만·김세영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타짜’는 2006년 개봉 당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68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 원작과 달리, 영화는 시대를 1990년대로 옮겨 내레이션을 통해 방대한 서사를 압축해 풀어낸다. 각색 초안에만 1년이 걸렸을 만큼 치밀한 구성이 영화의 밀도를 바다이야기프로그램 단단히 받쳐준다.
주인공 고니(조승우)는 가구공장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청년이다. 대학 진학보다 당장 생계가 급했던 그는 공장 한편에서 벌어진 화투판에 끼어들었다가 평생 모은 돈을 한순간에 잃는다. 뒤늦게 판이 짜여 있었음을 알게 된 고니는 복수를 결심하고, 그 과정에서 전설적인 타짜 평경장(백윤식)을 만나게 게임몰릴게임 된다. 잃은 돈의 다섯배를 따면 화투를 접겠다는 약속으로 시작된 인연은 곧 전국을 떠도는 ‘꽃싸움’의 여정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도박판의 설계자 정마담(김혜수)을 만난 뒤 고니는 점차 욕망과 승리욕에 사로잡힌다. 결국 평경장과의 약속을 저버린 그는 고광렬(유해진)과 손을 잡고 지방 원정을 다니며 점점 더 깊은 세계로 빠져든다. 항구와 릴게임바다이야기사이트 변두리, 술집과 여인숙을 떠도는 삶 속에서 승부와 생존은 분리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이들의 이동을 따라 영화는 전북 전주·익산·군산을 비롯해 경남 진해와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촬영됐다. 그중에서도 군산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영화의 정서와 깊이 맞닿아 있는 공간이다.
항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구와 농촌의 경계, 군산이라는 무대
쌀가마니를 옆에 두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박수근 화백의 조각상이 근대건축관 바깥에 자리하고 있다. 김미혜 기자
바다이야기무료 군산은 일제강점기의 수탈 구조와 해방 이후의 혼란, 항구와 농촌의 생활사가 겹겹이 축적된 도시다. 바다와 육지가 맞닿은 항구는 농촌에서 생산된 물자가 모였다가 외부로 빠져나가던 통로였고, 이런 공간의 성격은 영화가 지닌 거칠고 음울한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겹친다.
영화 속 군산의 장면들은 대부분 지나간 시간을 품은 공간에 집중된다. 평경장의 집으로 등장하는 신흥동일본식가옥은 그 대표적인 예다. “화투와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대사가 오가는 이곳은 고니가 기술을 전수 받는 핵심 장소이자 극의 분위기를 응축한 무대다.
빈털터리가 된 고니가 찾아간 평경장의 집(왼쪽)은 신흥동일본식가옥(오른쪽)을 배경으로 한다.
히로쓰 가옥으로도 알려진 이 집은 등록문화재 제183호로 지정된 근대 건축물이다. 일제강점기 군산부 협의회 의원이자 포목점 주인이었던 히로쓰 게이사브로의 주거 공간으로 근세 일본 무가(武家)의 고급 주택 양식을 따른 목조 2층 기와집이다.
1층은 온돌, 2층은 다다미방으로 구성됐으며, 본채 옆으로 단층 객실이 ‘ㄱ’자 형태로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를 지녔다. 현재는 문화재 보호를 위해 실내 관람이 제한돼 외부와 정원만 둘러볼 수 있다.
집 내부 모습(왼쪽)은 실내 출입 제한으로 외부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오른쪽).
화려한 외관의 이면에는 같은 시기 군산에서 살아야 했던 조선인들의 빈곤한 농촌과 항구 노동의 현실이 놓여 있다. 영화가 이 가옥을 무대로 설정한 것은 군산이 지닌 이러한 역사적 아이러니와 무관하지 않다.
고니와 평경장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왼쪽 위)은 신흥동일본식가옥 인근 거리(오른쪽 위)에서 촬영됐다. 고니 가족이 운영하던 중국집(왼쪽 아래)은 국제반점(오른쪽 아래)이다.
신흥동일본식가옥 인근의 거리와 오래된 골목, 항구 주변 풍경 역시 영화에서 중요한 장치로 기능한다. 군산 내항의 뜬다리 부두는 바다와 육지가 맞닿는 대표적인 경계 공간으로 극에서는 인물들의 운명이 갈리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큰판을 벌이던 하우스에서 고니가 고광렬을 구해 나오던 곳(왼쪽 위)은 군산 내항 뜬다리 부두다. 차를 타고 도망치는 장면(왼쪽 아래)은 현재 관계자 외 출입이 금지돼 있다(오른쪽 아래).
항구는 늘 이동과 이별, 선택을 내포한 장소다. 한판의 승부가 끝난 뒤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영화는 부두의 풍경을 통해 조용히 전한다.
농촌을 향한 또 다른 삶의 궤적
농촌보건위생의 선구자 쌍천 이영춘 박사가 거주했던 가옥. 김미혜 기자
영화가 그려낸 승부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결의 시간이 군산에는 또 하나 남아 있다. 전북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영춘 가옥이다.
이 건물은 1920년경 일제강점기 전북 일대에서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던 일본인 지주 구마모토 리헤이의 별장으로 지어졌다. 광복 이후에는 농장의 진료소장이었던 쌍천 이영춘 박사가 거주하며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이 박사는 세브란스의전을 졸업하고 교토제국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농촌 보건과 위생 분야의 선구자로 활동했다. 병원과 학교, 영아원 등 의료·복지 시설을 세웠고 국내 최초로 양호실을 설치했으며 농민 의료보험 제도 도입에도 힘썼다. 가난한 농촌에 만연했던 기생충 질환 퇴치 역시 그의 중요한 과제였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그는 1948년 7월1일 농촌위생연구소를 설립하며 “우리 인구의 절대수가 농민으로 구성돼 있다. 농민의 건강과 농촌 문화의 발전 여부가 곧 민족과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천명했다. 농촌이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기초임을 분명히 한 선언이었다.
이영춘 가옥으로 향하는 길, 그의 흔적(왼쪽 위)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평생 농민을 위해 헌신한 그를 기리는 비석(오른쪽 위)과 가옥 외관(왼쪽 아래), 박사의 모습(오른쪽 아래)이다.
이영춘 가옥은 일본 최대 지주 중 하나였던 구마모토의 별장이었던 만큼 조경과 자재 모두 최고급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일본식 목조 주택을 기본으로 하되 서양식과 한국식 요소가 절충된 근대 주거 양식을 띠며, 외관에서는 낮은 경사의 지붕과 깊은 처마, 목재 외벽이 일본식 가옥의 특징을 드러낸다.
실내로 들어서면 이러한 절충은 더욱 뚜렷해진다. 응접실은 서양식, 생활 공간은 일본식 다다미방, 침실과 일부 거주 공간은 온돌방으로 구성되는 등 서로 다른 난방 방식과 주거 문화가 한 건물 안에 공존하는 모습은 이 가옥이 과도기적 시대를 살아낸 건축물임을 보여준다.
가옥 내부(왼쪽 위, 오른쪽 아래)는 일본식 건축양식을 바탕으로 한다. 별장에 눈이 오면 창밖을 바라볼 수 있도록 난 눈꼽재기창(오른쪽 위)과 일본에서 직접 공수한 삼나무로 만든 천장(왼쪽 아래)을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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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언젠가 끝나지만, 삶은 계속된다. 화투판 위의 긴장과는 다른 속도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군산의 오래된 가옥과 골목, 농촌과 맞닿은 항구의 풍경은 그 사실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우리가 사랑해마지 않는 몇몇 영화에서, 농촌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잃어버린 감각과 감정을 되살리는 장소다. 지방 소멸이 현실이 된 지금, 농촌의 가치를 ‘영화 속 농촌’에서 다시 읽어본다. 이 연재는 ‘디지털농민신문’에서 한발 앞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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