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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율 목사는 길 위에 있다. 십자가와 저항의 깃발을 들고, 설교 대신 구호를 외치며 힘없는 이들 곁을 지킨다. 지난 9월, 그를 만나러 강원도 홍천을 찾았을 때도 박성율 목사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이제 막 도착한 차였다. 산황산 골프장 추가 건설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직접 트럭을 몰고 다녀왔단다.
"뭐가 많죠? 투쟁할 때 필요한 모든 걸 여기 싣고 다니거든요."
집기로 꽉 찬 운전석을 치우며 그가 말했다. 트럭은 박성율 목사의 교회였다. 연대가 필요한 곳이라면 그는 어디든 달려간다. 그의 트럭이 멈춘 곳에서 열리는 '강원 생명 평화 기도회'는 10월 17일, 671차를 맞이했다. 박성율 목사가 강원도 환경운동에 앞장서게 된 것은 전세금대출이자 2008년, 골프장 건설로 살던 땅에서 강제로 쫓겨나게 된 홍천군 두촌면 괘석리 주민들을 위해 '토지난민연대'를 꾸려 목소리를 내면서부터다. 그 후로 강원도 난개발을 둘러싼 투쟁엔 늘 그가 있었다. 현재 원주녹색연합 공동대표이기도 한 박성율 목사는 지금,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에 양수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된 7여 년 긴 싸움의 최전선에 서 cd금리란 있다.
"끝까지 싸우겠다는 한 사람만 있다면..."
▲ 유동화 2025.6.10. 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반대 기자회견 현장의 박성율 목사
ⓒ 성덕
"국민이나 주민을 위한 개발은 아니에요. 저는 그건 확실하다고 봅니다."
모기지연체율풍천리는 잣으로 유명한 강원도 산골 마을이다. 1936년 일제 강점기 때 마을 숲에 심어진 잣나무들은 100년의 세월 동안 1800헥타르에 이르는 국내 최대 잣나무 숲을 이루었다. 숲에서 채취된 잣은 우리나라 잣 생산량의 70%를 책임지며 한 세기 가까이 마을 사람들의 생존을 든든히 책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수달, 삵,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 단기연체 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의 집이기도 하다. 그런 풍천리에 양수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 계획이 실행된다면 잣나무 11만 2천 그루가 벌목되거나 훼손되고 51가구는 수몰되어 그곳에 살던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당할 예정이다.
박성율 목사는 소개할 사람이 있다며 산자락 아래 다소곳이 자리한 어느 집으로 향했다.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반대위원회'(아래 주민대책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는 이창후의 자택이었다. 그는 대표도 부대표도 공석이 돼버린 주민대책위원회에 남은 유일한 임원이랬다.
"여기(풍천리)서 태어났어요. 어려서부터 활동했던 고향이죠. 동네 산도 물도 참 좋아요. 한여름에도 선풍기도 거의 안 틀어도 될 정도로 시원하고요. 공기도 깨끗하고, 사람들 인심도 좋고요…. 둥지가 가장 편하죠. 외지로 나갈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요. (이창후)"
이창후에게 투쟁이니 운동이니 그런 건 먼 이야기였다.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에서 태어나 올해 환갑을 맞이한 그는, 양봉업과 잣을 수확하는 일로 온 생계를 꾸려왔다. 선대가 살아왔듯이 자연이 준 것에 감사하는 소박하고 순순한 삶이었다. 그런데 2018년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이장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이유를 묻는 그에게 이장은 목소리를 낮췄다. 혼자만 알고 있으라며 풍천리에 양수발전소가 들어서게 됐단 소식을 흘렸다. 아찔해진 이창후는 주민들에 이 소식을 알렸다. 양수발전소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무엇부터 해야 좋을지 막막했다. 객관적으로 사안을 보고 구체적인 문제 제기와 대응 방법을 함께 찾을 사람이 필요했다. 그때 구원투수처럼 떠오른 이가 바로 박성율 목사였다.
"'싸우다 그만둘 거면 같이 못 한다. 보상이나 다른 목적이라면 함께 할 수 없다. 끝까지 싸우겠다는 한 사람만 있다면 끝까지 하겠다.' 그게 저의 유일한 요구사항이었어요. 포기하지 않을 각오를 해야 지켜낼 수 있으니까요."
박성율 목사는 자신을 찾아온 이창후의 손을 기꺼이 맞잡았다.
▲ 박성율 목사를 가운데에 두고 이창후와 그의 어머니 허춘자님이 환하게 웃고 있다. 처음 서로 손잡았을 때의 약속처럼 박성율 목사와 이창후는 이 투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다.
ⓒ 성덕
박성율 목사가 합류한 주민대책위원회는 2019년 3월, 홍천군에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립 반대' 민원을 접수했다. 당시 홍천군수(허필홍)는 3월 21일 "풍천리 주민들이 원치 않는다면 양수발전소 유치를 하지 않겠다"라는 약속을 했고, 홍천군의회는 3월 28일 그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홍천군은 약속을 번복했다. 군수가 주민들에게 했던 약속은 뒤로 한 채 4월 17일, 주민들의 알권리를 주장하며 주민 설명회를 강행한 것이다. 양수발전소 찬성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명백했다고, 박성율 목사가 덧붙였다.
그러나 군의 뜻과는 반대로 주민들은 설명회를 통해 양수발전소 건립이 추진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송전탑이 세워지고 고압선이 홍천리 일대를 지난다는 몰랐던 사실도 드러났다. 게다가 양수발전소 설립을 찬성하며 주민 설명회를 유도했던, 'A면 이장 협의회' 이름으로 전달된 주민 설명회 건의서도 이장 한사람의 뜻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민 보상 내용 또한 불충분했다. 피해지역에 가구마다 7500만원의 보상을 준다는 소문에 대해 한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토지 강제수용으로 쫓겨나는 주민들에게 시세보다 3~4배 보상을 더 해준다던 것도 공시지가의 감정평가에 기준 하는 보상임도 확인했다. 쉽게 말해 당연한 것을 혜택인 양 포장한 거였다.
실상을 확인한 주민들은 분개했다. 결국 주민들은 2019년 4월 19일 밤샘 농성 끝에 홍천군수로부터 양수발전소 추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재차 받아 냈다. 그러나 두 번째 약속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 군수는 끝내 홍천 풍천리양수발전소 사업을 유치했다. 홍천리 주민들의 투쟁은 본격화했다.
민주적인 절차를 외면하는 행정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안에 뛰어드는 만장일치 토론이야말로 가장 민주적이며 건강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박성율 목사는 이번 투쟁에서도 주민들이 주도하는 토론을 통해 주민대책위원회 내부 회의를 이끌었다.
"힘을 가진 소수 세력의 다수결로 중대 사안이 결정되는 건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모든 활동에서 전적으로 구성원 간에 만장일치를 추구해요.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한 번씩 발언하는 게 기본 규칙인데요. 반대면 반대, 찬성이면 찬성이라고 자기 의견과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예외는 없어요. 회의에서 발언하려면 각자가 공부해야 해요. 공부하다 보면 이 문제에 대해 알게 되고, 주인의식이 생겨요. 자기가 싸우는 이유를 스스로 알게 되니까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겁니다."
처음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걸 주저하던 주민들은 토론이 거듭될수록 자기 의견을 내는데 거리낌이 없어졌다.
"토론이 안 끝나서 2박 3일 동안 먹고 자고 한 적도 있어요. 어떤 사안이든지 만장일치를 해야 끝나니까 시간이 엄청나게 걸리는 거죠. 회의 중간에 잠깐 쉬면서 담배를 태우다가도 또 서로 이야기를 나눠요. 그러면 '죽어도 아니다'라고 했던 사람도 생각이 바뀌어서 들어오기도 하고요."
이러한 주민들의 열정은 작은 성과로 이어졌다. 2024년 7월 1일, 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립에 대한 토론회를 이끈 것이다. 이 자리엔 한수원(사업자), 홍천군(지방정부), 시민단체 3자가 참여했다. 주민대책위원회는 다시금 '끝장 토론회'를 제안했다. 끝장 토론회는 1차 토론회부터 2주 후인 7월 15일에 열렸다. 이 토론회에 참석한 한수원 측 홍천양수건설소장은 "홍천군이 양수발전소 개발을 포기하면 한수원과 산자원은 양수발전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마침내 한수원의 양수발전소 계획을 백지화시킬 수 있는 실낱같은 빛이 보이는 듯했다.
이에 주민들은 홍천군수에게 '만장일치 토론회'를 제안했다. 이제껏 주민들이 해왔듯 가장 민주적인 방식인 만장일치를 통해 홍천군과 주민 모두에게 이로운 결정을 내리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홍천군수는 '찬반 토론회'를 주장하며 주민들의 제안에 응답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양수발전소 개발을 포기하길 요청하며 군수의 답이 올 때까지 군청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이들의 기다림은 나흘 동안 이어졌다. 군청에서 군수의 응답을 기다렸을 뿐인 60~80대 주민 7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퇴거 불응'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 200만~300만 원씩 총 1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우리나라 법 앞에서 약자는 영원한 약자더라고요. 판결할 때 피해자의 의견이나 입장은 참조 사항일 뿐이고요... 힘 있는 자들은 편법을 일삼습니다.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 법을 이용하는 거죠. 법이 피해자를 공격하는 무기가 돼버리는 겁니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우리로서 양수발전소 반대는 투쟁이라기보다 몸부림이에요. 생계를 지키려는 몸부림… (이창후)"
풍천리 양수발전소 반대운동을 '몸부림'이라고 한 이창후의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양수발전소 건설이 본격화 되어 잣나무 숲이 사라지면, 잣 수확으로 생계를 꾸려온 풍천리 주민들 70~80%의 생존권이 흔들리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양수발전소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제일 쉽게 말하는 게 지역경제 활성화예요. 그런데 풍천리는 이미 국내 최대 잣 생산지로 유명하거든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더 적극적으로 잣을 홍보하고 상품화시키고 잣나무 숲에 트래킹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관광객을 유치시키는 등 여러 방법이 있을 텐데, 왜 굳이 100년 된 숲을 없애고 주민들을 내쫓고 이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는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박성율 목사는 홍천리 양수발전소 설립이 경제적 측면으로 봐도 '비상식적'이라고 일갈했다. 양수발전소 건설에 1조 원 이상이 투입되지만 현재 운영되는 양수발전소들도 적자 행진이다. 양수발전소를 굳이 새로 건립할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거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양수발전은 한수원 재정을 악화시키는 '돈 먹는 하마'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수원이 양수발전소 총 16호기를 운영하면서 지난해 1323억 원의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2015~2019) 총 적자 규모는 연평균 1408억 원에 달한다. 양수발전은 일평균 가동시간이 3시간도 안 돼 발전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호기별 발전일 평균 발전 시간은 2시간 54분에 불과했으며, 전체 양수발전 16호기의 발전일 평균 발전 시간은 46시간에 그쳤다. (<에너지신문>, "한수원, '돈먹는 하마' 양수발전에 3.6조 투자")
게다가 양수발전소 건립은 시대착오적이며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박성율 목사는 말한다.
"양수발전소는 핵발전소와 쌍을 이루거든요? 핵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가 낮에는 남아도니까 그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양수발전소를 만드는 거예요. 하지만 지금 전 세계적으로 탈핵을 외치고 있는데, 양수발전소를 또 짓는다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일입니다. 양수발전소는 절대 신기술도, 친환경 기술도 아닙니다. 있던 산을 깎고, 마을을 물에 잠기게 하고, 살던 사람들과 동물들을 못 살게 하고 송전탑을 놓고... 그거 어디에 친환경이 있습니까? 순 파괴뿐이죠."
▲ 양수발전 건설 계획 조감도에 보이는. 훼손될 지역(붉은색 안쪽)을 가리키는 박성율 목사. 양수발전은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시간대의 전력을 이용하여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려 저장하였다가, 전력수요가 많은 낮 시간대에 상부댐의 물을 하부댐으로 떨어트린 낙차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따라서 양수발전을 위해서는 두 개의 댐이 지어져야 하는데, 이로 인한 지형 파괴 및 생태 훼손은 심각한 문제다.
ⓒ 성덕
소리 없는 아우성은 계속된다
투쟁이 시작된 지 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지금은 동네가 완전히… 양수발전소 문제로 동네가 쪼개졌어요…. 이 문제로 동네 자체가 망가졌어요." 이창후의 목소리에 슬픔이 어렸다.
풍천리에서는 매년 '한마음 잔치'가 열리곤 했다. 70년대 정부의 화전민 이주 정책으로 마을을 떠나게 된 옛 주민들까지 초대해서 풍천리 사람들 모두 함께 어울리는 자리였다. 그러나 양수발전소 문제로 주민들의 의견이 갈리면서 더 이상 한마음 잔치는 열리지 않게 됐단다. 투쟁에 앞장섰던 두 사람은 '빨갱이' 소리까지 들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양수발전소 반대 투쟁을 이어나는 중이다.
▲ 2025년 6월 10일, 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반대위원회’는 대통령실 앞을 찾았다. 이들은 새로운 정부를 향해 홍천 양수발전소 건설을 전면 중단할 것과 전국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는 풍천리 주민들과 더불어 다른 환경단체들이 함께했다. 이날 박성율 목사는 풍천리 주민들을 대표로 새로운 정부 민원실에 의견문이 담긴 서한을 전달했다.
ⓒ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반대위원회
▲ 2025년 8월 1일, 국정기획위원회 홍천양수발전소 반대 기자회견장의 풍천리 주민들.
ⓒ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반대위원회
▲ 2025년 8월 22일, ‘강원생명평화기도회’에 모인 사람들이 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와 송전탑 백지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가운데 박성율 목사가 보인다.
ⓒ 강원생명평화기도회
그러나 주민들의 꾸준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한수원은 홍천 양수발전소 1, 2호 토건 공사 시공사로 대우건설을 낙찰했고, 9월 1일, 공사 수주를 주었다. 그러나 끝까지 싸우겠다는 이들의 의지는 여전히 충만해 보였다. 어떤 힘으로 그 긴 시간을 싸울 수 있었냐는 내 질문에 "그냥 일상이 된 거죠"라며 박성율 목사가 웃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듯 하루의 일과 속에 풍천리 양수발전소 반대 운동이 자리 잡은 거였다.
"옳은 일이니까 끝까지 싸운다는 마음도 매우 중요하지만, 생태나 기후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하나의 일로써가 아니라 삶으로 살아내는 활동이 필요해요. 보수도 없고, 인정도 못 받고, 거꾸로 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데도 왜 이걸 하느냐? 삶의 일부니까 하는 거예요. 거기서 꾸준히 투쟁할 힘이 생겨요. (...) 결국 우리가 지향할 삶은 이타적인 삶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내 삶 속에서 실천하는 거죠. 서로 사랑하는 거란? 내가 당하기 싫은 걸 타인에게 하지 않고, 내가 좋은 걸 타인에게 하는 거죠. 그게 바로 '정의'예요. 그 정의를 실천할 때 느껴지는 게 '기쁨'이고, 그 기쁨 속에서 진정한 '평화'가 오게 됩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잣을 수확하러 일어서는 이창후와 작별 인사를 하고 다시 트럭에 올랐다. 마을 곳곳에 양수발전소를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보였다.
▲ ‘댐 2개 양수발전소가 관광자원? 아무도 믿지 않을 거짓말!’ 풍천리 마을에 붙은 플래카드.
ⓒ 성덕
트럭은 56번 국도로 향했다. 공사 먼지로 뒤덮인 '산촌생태마을 홍천 1리' 표지판을 지나자, 흙이 훤히 드러난 가리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사장 안내 표지판의 공사 목적엔 '홍천양수발전소 건설로 인한 매몰지 내 국도 56호선 이설로 지역 주민과의 교통편의 향상과 홍천양수발전소의 적정 공사기간 확보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양수발전소 사업이 통과 되지도 않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공사라고 했다.
▲ 이설 공사가 한창인 56번 도로 부근의 가리산이 훼손되고 있다.
ⓒ 성덕
▲ 양수발전소 하부댐이 건설되면 사진에 속에 보이는 기둥 하단 1/3지점까지 물에 잠긴다. 그를 대비해 한수원은 56번 국도를 기둥 위로 끌어 올리는 이설공사를 진행 중이다.
ⓒ 성덕
트럭은 공사장을 가로질러 가리산 진입로에 접어들었다. 양수발전소가 들어서면 이 진입로는 통제될 것이다. 산길을 달리는 차 창 너머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체험이 가능했던 '가리산 유아숲체험원'도 폐쇄된 채 방치 중인 게 보였다. 이윽고 산 중턱에 트럭이 멈췄다. 박성율 목사가 보여줄 게 있다며 앞장섰다. 좁은 오솔길을 오르자, 풍천리 전경이 펼쳐졌다. 첩첩이 숲을 이룬 아름다운 산자락에 벌목된 부분이 붉은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름답고도 잔혹한 풍경이었다. 박성율 목사는 풍천리 양수발전소 문제가 비단 풍천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 수사자가 새끼들에게 먹을 것을 넉넉히 찢어 주고 암컷들에게 먹이를 잡아 주더니. 제 바위굴을 먹이로, 찢어 놓은 고기로 제 굴을 가득 채우더니. (구약성서 나훔서 2장 13절)
"나훔서 2장엔 아시리아(고대왕국)의 멸망에 대해 쓰여 있어요. 먹지도 않을 고기를 굴에다가 잔뜩 쌓아놓은 사자처럼 자기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타인의 것을 수탈하는 것이 곧 멸망의 길이라고 성경은 말하거든요. 저에겐 이 구절이 오늘날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로 읽혀요."
기후 위기가 현실 문제로 대두되고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 중인 우리의 세계는, 이윤 창출과 팽창의 열망을 연료로 폭주 기관차처럼 달릴 줄밖에 모르는 자본주의적인 방식이 아닌, 다른 가치로 재편돼야 한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저는 우리가 서로 먹고 먹혔으면 좋겠어요. 내가 얻은 것은 누군가의 희생이란 걸 기억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 '누군가'에는 자연도 포함돼요. 자연은 순환구조예요. 먹고 먹히죠. 최상위 포식자라 해도 죽으면 다시 썩어서 자연의 일부로 환원되고, 그게 다시 1차 생산자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요.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추구하는 구조는 피라미드 구조예요. 계속 위로, 더 위로 성장만 하려고 하죠. 그게 오늘날 인류의 위기이지 않을까요? 아무도 죽으려고 하지 않으면 파괴밖에 없으니까요. 파괴가 계속되면... 결국 종말이죠."
박성율 목사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개개인의 실천도 좋지만, 개발과 환경보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중앙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십수 년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 싸웠던 그였다. 그런 그가 새 정부에 바라는 게 무얼까 궁금했다. "글쎄요? 딱히 없는데요?" 갑작스러운 물음에 허허 웃던 얼굴이 이내 진지해졌다. 잠시 생각하듯 침묵을 지키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정부에) 바라는 건… 산은 산이게 하고, 강은 강이게 하고, 살던 사람은 살던 데서 그대로 살게 두는 겁니다. 멀쩡한 산을 헐어버리고, 잘 살던 사람들을 내쫓고 그 자리에다 다른 걸 짓는 무의미한 개발을 더 이상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뿐입니다."
▲ 드론으로 찍은 풍천리의 전경
ⓒ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반대위원회
[필자 소개] 차성덕 :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 중이다. 중요하지만 잘 보이지 않고 잘 들리지 않는 것을 세상에 보이게 하고 들리게 하는 게 영화와 르포의 역할이자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이야기의 힘을 굳게 믿는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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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많죠? 투쟁할 때 필요한 모든 걸 여기 싣고 다니거든요."
집기로 꽉 찬 운전석을 치우며 그가 말했다. 트럭은 박성율 목사의 교회였다. 연대가 필요한 곳이라면 그는 어디든 달려간다. 그의 트럭이 멈춘 곳에서 열리는 '강원 생명 평화 기도회'는 10월 17일, 671차를 맞이했다. 박성율 목사가 강원도 환경운동에 앞장서게 된 것은 전세금대출이자 2008년, 골프장 건설로 살던 땅에서 강제로 쫓겨나게 된 홍천군 두촌면 괘석리 주민들을 위해 '토지난민연대'를 꾸려 목소리를 내면서부터다. 그 후로 강원도 난개발을 둘러싼 투쟁엔 늘 그가 있었다. 현재 원주녹색연합 공동대표이기도 한 박성율 목사는 지금,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에 양수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된 7여 년 긴 싸움의 최전선에 서 cd금리란 있다.
"끝까지 싸우겠다는 한 사람만 있다면..."
▲ 유동화 2025.6.10. 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반대 기자회견 현장의 박성율 목사
ⓒ 성덕
"국민이나 주민을 위한 개발은 아니에요. 저는 그건 확실하다고 봅니다."
모기지연체율풍천리는 잣으로 유명한 강원도 산골 마을이다. 1936년 일제 강점기 때 마을 숲에 심어진 잣나무들은 100년의 세월 동안 1800헥타르에 이르는 국내 최대 잣나무 숲을 이루었다. 숲에서 채취된 잣은 우리나라 잣 생산량의 70%를 책임지며 한 세기 가까이 마을 사람들의 생존을 든든히 책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수달, 삵,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 단기연체 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의 집이기도 하다. 그런 풍천리에 양수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 계획이 실행된다면 잣나무 11만 2천 그루가 벌목되거나 훼손되고 51가구는 수몰되어 그곳에 살던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당할 예정이다.
박성율 목사는 소개할 사람이 있다며 산자락 아래 다소곳이 자리한 어느 집으로 향했다.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반대위원회'(아래 주민대책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는 이창후의 자택이었다. 그는 대표도 부대표도 공석이 돼버린 주민대책위원회에 남은 유일한 임원이랬다.
"여기(풍천리)서 태어났어요. 어려서부터 활동했던 고향이죠. 동네 산도 물도 참 좋아요. 한여름에도 선풍기도 거의 안 틀어도 될 정도로 시원하고요. 공기도 깨끗하고, 사람들 인심도 좋고요…. 둥지가 가장 편하죠. 외지로 나갈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요. (이창후)"
이창후에게 투쟁이니 운동이니 그런 건 먼 이야기였다.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에서 태어나 올해 환갑을 맞이한 그는, 양봉업과 잣을 수확하는 일로 온 생계를 꾸려왔다. 선대가 살아왔듯이 자연이 준 것에 감사하는 소박하고 순순한 삶이었다. 그런데 2018년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이장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이유를 묻는 그에게 이장은 목소리를 낮췄다. 혼자만 알고 있으라며 풍천리에 양수발전소가 들어서게 됐단 소식을 흘렸다. 아찔해진 이창후는 주민들에 이 소식을 알렸다. 양수발전소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무엇부터 해야 좋을지 막막했다. 객관적으로 사안을 보고 구체적인 문제 제기와 대응 방법을 함께 찾을 사람이 필요했다. 그때 구원투수처럼 떠오른 이가 바로 박성율 목사였다.
"'싸우다 그만둘 거면 같이 못 한다. 보상이나 다른 목적이라면 함께 할 수 없다. 끝까지 싸우겠다는 한 사람만 있다면 끝까지 하겠다.' 그게 저의 유일한 요구사항이었어요. 포기하지 않을 각오를 해야 지켜낼 수 있으니까요."
박성율 목사는 자신을 찾아온 이창후의 손을 기꺼이 맞잡았다.
▲ 박성율 목사를 가운데에 두고 이창후와 그의 어머니 허춘자님이 환하게 웃고 있다. 처음 서로 손잡았을 때의 약속처럼 박성율 목사와 이창후는 이 투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다.
ⓒ 성덕
박성율 목사가 합류한 주민대책위원회는 2019년 3월, 홍천군에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립 반대' 민원을 접수했다. 당시 홍천군수(허필홍)는 3월 21일 "풍천리 주민들이 원치 않는다면 양수발전소 유치를 하지 않겠다"라는 약속을 했고, 홍천군의회는 3월 28일 그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홍천군은 약속을 번복했다. 군수가 주민들에게 했던 약속은 뒤로 한 채 4월 17일, 주민들의 알권리를 주장하며 주민 설명회를 강행한 것이다. 양수발전소 찬성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명백했다고, 박성율 목사가 덧붙였다.
그러나 군의 뜻과는 반대로 주민들은 설명회를 통해 양수발전소 건립이 추진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송전탑이 세워지고 고압선이 홍천리 일대를 지난다는 몰랐던 사실도 드러났다. 게다가 양수발전소 설립을 찬성하며 주민 설명회를 유도했던, 'A면 이장 협의회' 이름으로 전달된 주민 설명회 건의서도 이장 한사람의 뜻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민 보상 내용 또한 불충분했다. 피해지역에 가구마다 7500만원의 보상을 준다는 소문에 대해 한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토지 강제수용으로 쫓겨나는 주민들에게 시세보다 3~4배 보상을 더 해준다던 것도 공시지가의 감정평가에 기준 하는 보상임도 확인했다. 쉽게 말해 당연한 것을 혜택인 양 포장한 거였다.
실상을 확인한 주민들은 분개했다. 결국 주민들은 2019년 4월 19일 밤샘 농성 끝에 홍천군수로부터 양수발전소 추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재차 받아 냈다. 그러나 두 번째 약속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 군수는 끝내 홍천 풍천리양수발전소 사업을 유치했다. 홍천리 주민들의 투쟁은 본격화했다.
민주적인 절차를 외면하는 행정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안에 뛰어드는 만장일치 토론이야말로 가장 민주적이며 건강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박성율 목사는 이번 투쟁에서도 주민들이 주도하는 토론을 통해 주민대책위원회 내부 회의를 이끌었다.
"힘을 가진 소수 세력의 다수결로 중대 사안이 결정되는 건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모든 활동에서 전적으로 구성원 간에 만장일치를 추구해요.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한 번씩 발언하는 게 기본 규칙인데요. 반대면 반대, 찬성이면 찬성이라고 자기 의견과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예외는 없어요. 회의에서 발언하려면 각자가 공부해야 해요. 공부하다 보면 이 문제에 대해 알게 되고, 주인의식이 생겨요. 자기가 싸우는 이유를 스스로 알게 되니까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겁니다."
처음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걸 주저하던 주민들은 토론이 거듭될수록 자기 의견을 내는데 거리낌이 없어졌다.
"토론이 안 끝나서 2박 3일 동안 먹고 자고 한 적도 있어요. 어떤 사안이든지 만장일치를 해야 끝나니까 시간이 엄청나게 걸리는 거죠. 회의 중간에 잠깐 쉬면서 담배를 태우다가도 또 서로 이야기를 나눠요. 그러면 '죽어도 아니다'라고 했던 사람도 생각이 바뀌어서 들어오기도 하고요."
이러한 주민들의 열정은 작은 성과로 이어졌다. 2024년 7월 1일, 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립에 대한 토론회를 이끈 것이다. 이 자리엔 한수원(사업자), 홍천군(지방정부), 시민단체 3자가 참여했다. 주민대책위원회는 다시금 '끝장 토론회'를 제안했다. 끝장 토론회는 1차 토론회부터 2주 후인 7월 15일에 열렸다. 이 토론회에 참석한 한수원 측 홍천양수건설소장은 "홍천군이 양수발전소 개발을 포기하면 한수원과 산자원은 양수발전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마침내 한수원의 양수발전소 계획을 백지화시킬 수 있는 실낱같은 빛이 보이는 듯했다.
이에 주민들은 홍천군수에게 '만장일치 토론회'를 제안했다. 이제껏 주민들이 해왔듯 가장 민주적인 방식인 만장일치를 통해 홍천군과 주민 모두에게 이로운 결정을 내리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홍천군수는 '찬반 토론회'를 주장하며 주민들의 제안에 응답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양수발전소 개발을 포기하길 요청하며 군수의 답이 올 때까지 군청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이들의 기다림은 나흘 동안 이어졌다. 군청에서 군수의 응답을 기다렸을 뿐인 60~80대 주민 7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퇴거 불응'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 200만~300만 원씩 총 1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우리나라 법 앞에서 약자는 영원한 약자더라고요. 판결할 때 피해자의 의견이나 입장은 참조 사항일 뿐이고요... 힘 있는 자들은 편법을 일삼습니다.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 법을 이용하는 거죠. 법이 피해자를 공격하는 무기가 돼버리는 겁니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우리로서 양수발전소 반대는 투쟁이라기보다 몸부림이에요. 생계를 지키려는 몸부림… (이창후)"
풍천리 양수발전소 반대운동을 '몸부림'이라고 한 이창후의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양수발전소 건설이 본격화 되어 잣나무 숲이 사라지면, 잣 수확으로 생계를 꾸려온 풍천리 주민들 70~80%의 생존권이 흔들리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양수발전소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제일 쉽게 말하는 게 지역경제 활성화예요. 그런데 풍천리는 이미 국내 최대 잣 생산지로 유명하거든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더 적극적으로 잣을 홍보하고 상품화시키고 잣나무 숲에 트래킹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관광객을 유치시키는 등 여러 방법이 있을 텐데, 왜 굳이 100년 된 숲을 없애고 주민들을 내쫓고 이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는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박성율 목사는 홍천리 양수발전소 설립이 경제적 측면으로 봐도 '비상식적'이라고 일갈했다. 양수발전소 건설에 1조 원 이상이 투입되지만 현재 운영되는 양수발전소들도 적자 행진이다. 양수발전소를 굳이 새로 건립할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거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양수발전은 한수원 재정을 악화시키는 '돈 먹는 하마'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수원이 양수발전소 총 16호기를 운영하면서 지난해 1323억 원의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2015~2019) 총 적자 규모는 연평균 1408억 원에 달한다. 양수발전은 일평균 가동시간이 3시간도 안 돼 발전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호기별 발전일 평균 발전 시간은 2시간 54분에 불과했으며, 전체 양수발전 16호기의 발전일 평균 발전 시간은 46시간에 그쳤다. (<에너지신문>, "한수원, '돈먹는 하마' 양수발전에 3.6조 투자")
게다가 양수발전소 건립은 시대착오적이며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박성율 목사는 말한다.
"양수발전소는 핵발전소와 쌍을 이루거든요? 핵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가 낮에는 남아도니까 그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양수발전소를 만드는 거예요. 하지만 지금 전 세계적으로 탈핵을 외치고 있는데, 양수발전소를 또 짓는다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일입니다. 양수발전소는 절대 신기술도, 친환경 기술도 아닙니다. 있던 산을 깎고, 마을을 물에 잠기게 하고, 살던 사람들과 동물들을 못 살게 하고 송전탑을 놓고... 그거 어디에 친환경이 있습니까? 순 파괴뿐이죠."
▲ 양수발전 건설 계획 조감도에 보이는. 훼손될 지역(붉은색 안쪽)을 가리키는 박성율 목사. 양수발전은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시간대의 전력을 이용하여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려 저장하였다가, 전력수요가 많은 낮 시간대에 상부댐의 물을 하부댐으로 떨어트린 낙차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따라서 양수발전을 위해서는 두 개의 댐이 지어져야 하는데, 이로 인한 지형 파괴 및 생태 훼손은 심각한 문제다.
ⓒ 성덕
소리 없는 아우성은 계속된다
투쟁이 시작된 지 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지금은 동네가 완전히… 양수발전소 문제로 동네가 쪼개졌어요…. 이 문제로 동네 자체가 망가졌어요." 이창후의 목소리에 슬픔이 어렸다.
풍천리에서는 매년 '한마음 잔치'가 열리곤 했다. 70년대 정부의 화전민 이주 정책으로 마을을 떠나게 된 옛 주민들까지 초대해서 풍천리 사람들 모두 함께 어울리는 자리였다. 그러나 양수발전소 문제로 주민들의 의견이 갈리면서 더 이상 한마음 잔치는 열리지 않게 됐단다. 투쟁에 앞장섰던 두 사람은 '빨갱이' 소리까지 들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양수발전소 반대 투쟁을 이어나는 중이다.
▲ 2025년 6월 10일, 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반대위원회’는 대통령실 앞을 찾았다. 이들은 새로운 정부를 향해 홍천 양수발전소 건설을 전면 중단할 것과 전국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는 풍천리 주민들과 더불어 다른 환경단체들이 함께했다. 이날 박성율 목사는 풍천리 주민들을 대표로 새로운 정부 민원실에 의견문이 담긴 서한을 전달했다.
ⓒ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반대위원회
▲ 2025년 8월 1일, 국정기획위원회 홍천양수발전소 반대 기자회견장의 풍천리 주민들.
ⓒ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반대위원회
▲ 2025년 8월 22일, ‘강원생명평화기도회’에 모인 사람들이 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와 송전탑 백지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가운데 박성율 목사가 보인다.
ⓒ 강원생명평화기도회
그러나 주민들의 꾸준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한수원은 홍천 양수발전소 1, 2호 토건 공사 시공사로 대우건설을 낙찰했고, 9월 1일, 공사 수주를 주었다. 그러나 끝까지 싸우겠다는 이들의 의지는 여전히 충만해 보였다. 어떤 힘으로 그 긴 시간을 싸울 수 있었냐는 내 질문에 "그냥 일상이 된 거죠"라며 박성율 목사가 웃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듯 하루의 일과 속에 풍천리 양수발전소 반대 운동이 자리 잡은 거였다.
"옳은 일이니까 끝까지 싸운다는 마음도 매우 중요하지만, 생태나 기후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하나의 일로써가 아니라 삶으로 살아내는 활동이 필요해요. 보수도 없고, 인정도 못 받고, 거꾸로 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데도 왜 이걸 하느냐? 삶의 일부니까 하는 거예요. 거기서 꾸준히 투쟁할 힘이 생겨요. (...) 결국 우리가 지향할 삶은 이타적인 삶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내 삶 속에서 실천하는 거죠. 서로 사랑하는 거란? 내가 당하기 싫은 걸 타인에게 하지 않고, 내가 좋은 걸 타인에게 하는 거죠. 그게 바로 '정의'예요. 그 정의를 실천할 때 느껴지는 게 '기쁨'이고, 그 기쁨 속에서 진정한 '평화'가 오게 됩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잣을 수확하러 일어서는 이창후와 작별 인사를 하고 다시 트럭에 올랐다. 마을 곳곳에 양수발전소를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보였다.
▲ ‘댐 2개 양수발전소가 관광자원? 아무도 믿지 않을 거짓말!’ 풍천리 마을에 붙은 플래카드.
ⓒ 성덕
트럭은 56번 국도로 향했다. 공사 먼지로 뒤덮인 '산촌생태마을 홍천 1리' 표지판을 지나자, 흙이 훤히 드러난 가리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사장 안내 표지판의 공사 목적엔 '홍천양수발전소 건설로 인한 매몰지 내 국도 56호선 이설로 지역 주민과의 교통편의 향상과 홍천양수발전소의 적정 공사기간 확보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양수발전소 사업이 통과 되지도 않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공사라고 했다.
▲ 이설 공사가 한창인 56번 도로 부근의 가리산이 훼손되고 있다.
ⓒ 성덕
▲ 양수발전소 하부댐이 건설되면 사진에 속에 보이는 기둥 하단 1/3지점까지 물에 잠긴다. 그를 대비해 한수원은 56번 국도를 기둥 위로 끌어 올리는 이설공사를 진행 중이다.
ⓒ 성덕
트럭은 공사장을 가로질러 가리산 진입로에 접어들었다. 양수발전소가 들어서면 이 진입로는 통제될 것이다. 산길을 달리는 차 창 너머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체험이 가능했던 '가리산 유아숲체험원'도 폐쇄된 채 방치 중인 게 보였다. 이윽고 산 중턱에 트럭이 멈췄다. 박성율 목사가 보여줄 게 있다며 앞장섰다. 좁은 오솔길을 오르자, 풍천리 전경이 펼쳐졌다. 첩첩이 숲을 이룬 아름다운 산자락에 벌목된 부분이 붉은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름답고도 잔혹한 풍경이었다. 박성율 목사는 풍천리 양수발전소 문제가 비단 풍천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 수사자가 새끼들에게 먹을 것을 넉넉히 찢어 주고 암컷들에게 먹이를 잡아 주더니. 제 바위굴을 먹이로, 찢어 놓은 고기로 제 굴을 가득 채우더니. (구약성서 나훔서 2장 13절)
"나훔서 2장엔 아시리아(고대왕국)의 멸망에 대해 쓰여 있어요. 먹지도 않을 고기를 굴에다가 잔뜩 쌓아놓은 사자처럼 자기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타인의 것을 수탈하는 것이 곧 멸망의 길이라고 성경은 말하거든요. 저에겐 이 구절이 오늘날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로 읽혀요."
기후 위기가 현실 문제로 대두되고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 중인 우리의 세계는, 이윤 창출과 팽창의 열망을 연료로 폭주 기관차처럼 달릴 줄밖에 모르는 자본주의적인 방식이 아닌, 다른 가치로 재편돼야 한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저는 우리가 서로 먹고 먹혔으면 좋겠어요. 내가 얻은 것은 누군가의 희생이란 걸 기억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 '누군가'에는 자연도 포함돼요. 자연은 순환구조예요. 먹고 먹히죠. 최상위 포식자라 해도 죽으면 다시 썩어서 자연의 일부로 환원되고, 그게 다시 1차 생산자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요.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추구하는 구조는 피라미드 구조예요. 계속 위로, 더 위로 성장만 하려고 하죠. 그게 오늘날 인류의 위기이지 않을까요? 아무도 죽으려고 하지 않으면 파괴밖에 없으니까요. 파괴가 계속되면... 결국 종말이죠."
박성율 목사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개개인의 실천도 좋지만, 개발과 환경보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중앙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십수 년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 싸웠던 그였다. 그런 그가 새 정부에 바라는 게 무얼까 궁금했다. "글쎄요? 딱히 없는데요?" 갑작스러운 물음에 허허 웃던 얼굴이 이내 진지해졌다. 잠시 생각하듯 침묵을 지키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정부에) 바라는 건… 산은 산이게 하고, 강은 강이게 하고, 살던 사람은 살던 데서 그대로 살게 두는 겁니다. 멀쩡한 산을 헐어버리고, 잘 살던 사람들을 내쫓고 그 자리에다 다른 걸 짓는 무의미한 개발을 더 이상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뿐입니다."
▲ 드론으로 찍은 풍천리의 전경
ⓒ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반대위원회
[필자 소개] 차성덕 :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 중이다. 중요하지만 잘 보이지 않고 잘 들리지 않는 것을 세상에 보이게 하고 들리게 하는 게 영화와 르포의 역할이자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이야기의 힘을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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